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장편소설, 이영미 옮김
사진출저- 빛사랑과 아사사사
- 광야의 하늘
<옮긴이의 말>
인간의 삶에는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이 서로 경계를 알 수 없게 버무려져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가벼움과 무거움의 정도는 다르다.
한마디로 상대적이다.
인간의 삶은 또한 겉과 속이 다르게 되어 있다.
완벽주의자는 있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겉으로는 그렇게 보여도 속까지 그런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 역시 상대적이다.
더러는 가벼워 보이던 것, 하찮던 것, 사소한 성격적 결함이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지는 수가 있다.
그렇게 되는 계기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대다수의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것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 역시 알 수 없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만들어 쓰고 있는 가면이 어떤 방패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쿠다 히데오의 이 소설들을 읽다 보면 가면 뒤에 있는 자신의 참모습을 들킨 것처럼 뜨끔한 경우가 있다.
인간에 대한 일반론까지 갈 것도 없이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가 결정적인 순간에 직면하여 가벼움과 무거움, 겉과 속의 경계선을 남김없이 드러내고 그것이 독자의 내면으로까지 파고들기 때문이다.
작가가 인간 내면과 행동의 켜를 이처럼 섬세하게 발견하여 서술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기획자, 잡지 편집자, 카피라이터, 구성작가라는 폭넓고 탄탄한 이력이 큰 몫을 한 듯도 하다.
또한 그는 4회에 걸쳐 각종 문학상 후보에 오를 만큼 주목받는 작가였고 마침내 <공중그네>로 제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어찌 보면 심각할 수도 있을 주제를 형상화하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다.
주인공 의사 이라부만 보아도 작가의 독특한 구성력을 짐작케 한다.
아이와도 같은 순수함과 충만한 호기심으로 살아가는 이라부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세상이니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살아가라는 충고를 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그 충고는 무겁게 짓누르는 것이 아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환자들과 벌이는 이라부의 엽기적인(?) 언행이나 그가 환자들에게 능동적인 힘을 부여하는 과정을 보면서 독자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웃음을 만들어내면서 작가는 자신을 지키고 추수를 수 있는 존재는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문득문득 주인공 이라부의 환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작업을 했고, 끝마칠 즈음에는 나 자신이 이라부의 치료를 받아 자신감이 솟아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지친 삶에서 피로해진 마음을 가진 독자들도 이라부 박사에게 치료를 받는다는 생각으로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이겠다.
'아마존저팬' 독자서평 중에서
정말 재미있었다.
책을 읽으며 소리 내어 웃어본 것이 몇 년 만인가!
'이라부'라는 이름만 생각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고,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생생한 이미지로 머릿속에 떠오른다.
가히 걸작이라 부를 만한 작품이다. 일독강추!!
환자의 증상을 오히려 즐기는 듯한 의사. 때로는 누가 환자인지 헷갈리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라부 박사만의 독특한 치료법에 환자들은 결국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낸다.
그 과정이 매우 유쾌하게 묘사되어 있다. 실제로 이런 의사가 존재한다면 더욱 살 만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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